이 글은 언론 보도와 공공기관 발표 자료를 종합·정리한 콘텐츠이며, 자체 취재가 아닙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7일)
한때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웠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4년 가까이 식지 못하고 있다. 2022년 8월부터 시작된 제주 아파트값 하락은 2026년 8월 기준으로 3년 10개월, 개월 수로 따지면 46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제주만 유독 나 홀로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게 여러 매체의 공통된 진단이다. 왜 유독 제주에서만 이런 장기 하락이 벌어지고 있는지, 언론과 통계에 나온 원인들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① 46개월 연속 하락, 도대체 얼마나 떨어졌나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인용한 헤드라인제주 보도에 따르면 제주 아파트값은 2021년 20.13% 급등한 뒤 2022년 -1.38%, 2023년 -4.76%, 2024년 -2.21%로 3년 연속(연간 기준으로는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4년 낙폭은 대구(-3.8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컸다.
하락세는 2026년 들어서도 꺾이지 않고 있다. 제민일보·다음뉴스 보도를 보면 2026년 2월 -0.16%, 3월 -0.14%, 4월 -0.19%, 5월 -0.23%, 6월 -0.19%에 이어 7월에는 -0.26%로 그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달 전국 평균은 +0.35%, 서울은 +1.09%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만 역주행하는 셈이다. 한라일보는 이런 흐름을 두고 “2022년 8월 이후 46개월 연속 하락”이라고 표현했는데, 헤드라인제주 등 다른 매체는 “4년 연속 하락”이라고 쓰기도 한다. 월 단위로 셀 때와 연간 단위로 셀 때 표현이 갈리는 것일 뿐, “2022년 이후 장기 하락”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모든 보도가 일치한다.
전세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2026년 8월 기준 제주 아파트 전세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락(-0.75%)했고, 주택종합 전세가격 역시 전국에서 홀로 -0.69%를 기록했다. 땅값 역시 2022년 4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12분기, 즉 3년 연속 내려가고 있는 전국 유일한 지역이 제주라고 제주일보는 전했다. 2025년 3분기 토지거래량은 최근 5년 평균 대비 38.4% 줄었다.
② 미분양 3,300호 육박, 거래절벽도 뚜렷
가격 하락과 맞물려 미분양 물량은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아시아경제·제이누리 보도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3,303호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3,000호를 넘어섰다. 이 중 다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이 2,364호로 전체의 71~72% 수준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분양 집계 수치는 매체와 시점에 따라 다소 엇갈린다. 2026년 2월 말 준공 후 미분양 2,213세대(재경일보), 4월 2,700호(제주도청 발표), 6월 전체 미분양 2,909가구(헤드라인제주), 7월 3,303호(아시아경제) 순으로 보도됐는데, 집계 기준(전체 미분양인지 준공후 미분양인지)과 시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증하고 있다”는 방향은 어느 보도를 봐도 동일하다. 참고로 2022년 미분양은 1,676가구, 2023년 2,499가구 수준이었으니 최근 3~4년 새 물량이 눈에 띄게 불어난 셈이다.
거래 자체도 얼어붙었다. 2026년 5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495건으로 전월(653건) 대비 24.2% 줄었고, 6월 거래량(552건)은 5년 평균 대비 25% 이상 적었다. 같은 기간 제주 건설공사 수주액은 2022년 2조 2,700억원에서 2025년 5,904억원으로 3년 만에 74% 급감했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미분양이 쌓이면서 건설사 곳간이 마르고, 이는 다시 신규 공급·거래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6월 제주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7.6으로, 2019년 5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③ 원인 하나: 인구가 빠져나가며 무너진 수요, 여기에 겹친 공급과잉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수요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전후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면서 부동산 수요를 끌어올렸던 ‘이주열풍’이 완전히 꺾였다는 게 오마이뉴스의 분석이다. 2009년 이후 14년 넘게 이어지던 인구 순유입은 2023년 1,687명, 2024년 3,361명 순유출로 뒤집혔고,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순이동 인구도 -923명을 기록했다.
인구가 왜 빠져나가는지에 대해서는 언론마다 조금씩 강조점이 다르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 높은 물가, 대학 진학·취업을 위한 이주 등이 주로 꼽히는 가운데, 서울보다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연세(제주식 임대료)’와 임대료 부담이 낮은 소득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인과관계의 방향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인구가 줄어서(수요 감소) 집값이 떨어졌다”는 설명이 있는 반면, 경향신문 등 일부 보도는 반대로 “높은 집값이 주거비 부담을 키워 인구 유출을 부추긴다”고 짚기도 한다. 두 설명이 서로 배타적이라기보다는, 인구 유출과 집값 하락이 맞물려 돌아가는 순환 구조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다.
여기에 공급과잉이 겹쳤다. 이주열풍기에 우후죽순 들어섰던 공동주택·타운하우스가 수요 둔화 이후 고스란히 재고로 남으며 가격 조정을 심화시켰다는 게 국토일보의 분석이다. 앞서 살펴본 미분양 급증(2022년 1,676가구→2026년 7월 3,303호)이 바로 이 공급과잉의 결과물인 셈이다.
④ 원인 둘: 관광객이 줄고 하늘길도 좁아졌다
관광은 제주 경제의 뼈대인 만큼, 관광 위축은 부동산 심리에도 그대로 옮겨붙었다. 한국경제·미디어제주 보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제주 기점 국내선 공급좌석은 하루 평균 약 2,000석, 상반기 누계로는 37만 석이 줄었다. 제주도는 그 배경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저비용항공사(LCC)의 운항량 조정·기재 변경을 지목했고, 고환율·고유가 등도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국내선 공급 감소가 이어지는 지금 상황은 제주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히며 민·관·학·항공업계 합동 전담팀을 꾸려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고 파이낸셜뉴스는 전했다.
항공편이 줄자 항공료는 뛰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026년 5월 국내선 항공료는 전년 대비 25.9% 올랐다. 그 여파로 2026년 5월 전체 관광객은 121만 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는데, 특히 내국인만 놓고 보면 7.2% 감소했다(외국인 관광객은 오히려 늘었다). 6월 초(1~10일)에는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16.8%나 줄었고, 7월에는 전년보다 8만 4,000명이 감소하는 등 서울신문은 이를 “이상신호”로 표현했다. 7억 원 넘는 여행지원금을 풀었지만 시행 1주일 만에 소진(약 3만 명 참여)되고도 관광객 감소세를 막지 못했다는 JIBS 보도도 있다.
관광 위축의 여파는 부동산에도 스며들었다. 내국인 카드 소비액은 2026년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도내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0.63%, 중대형 상가는 -0.45%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공실률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관광객이 줄면 상업용 부동산 수익이 줄고, 이는 다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⑤ 원인 셋: 외국인 자본 이탈, 규제·금리 — 단정하기는 어려운 요인들
한때 제주 부동산 과열의 상징으로 꼽혔던 중국 등 외국인 자본의 흐름도 크게 바뀌었다. 2008년 무사증 제도, 2010년 부동산투자이민제도 도입 이후 중화권 자본이 대거 유입돼 2019년 기준 중국인 소유 제주 토지가 전체 외국인 소유 토지의 43.5%(약 981만㎡)에 달한 적도 있다(다만 이는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0.5% 수준이라는 점도 함께 보도됐다). 이후 투자이민제 기준 투자금액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오르며(2022년~) 투자자 국적도 다변화됐고, 제주 집합건물을 매입한 외국인 수는 2014년 756명에서 2025년(1~11월) 148명까지 줄었다고 아시아경제는 전했다.
다만 이 외국인 자본 이탈이 최근(2025~2026년)의 가격 급락과 정량적으로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밝힌 공식 통계나 연구는 확인되지 않는다. 매입 인원 감소 추세와 가격 하락이 시작된 시점(2022년 8월~)이 대체로 겹친다는 정황적 근거만 있을 뿐이어서, “중국 자본이 빠져 제주 부동산이 무너졌다”는 식의 단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개발 규제를 둘러싼 시선도 엇갈린다. 지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하락하는 데 대해 업계는 “과도한 부동산 규제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첫손에 꼽는다고 제주일보는 전했다. 반대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과정에서 규제가 오히려 완화되며 농지·초지·임야가 무분별하게 개발·투기 대상이 됐다는 비판도 한국경제를 통해 함께 제기된 바 있어, “규제가 과하다”는 지적과 “규제 완화로 난개발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전국 공통 요인인 금리·대출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 2026년 7월 한국은행이 약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스트레스 금리 하한 상향(1.5%→3%)과 주담대 LTV 하향(70%→40%) 등 대출 규제가 겹치며 부동산 시장 전반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다음뉴스는 보도했다. 다만 이 규제들은 주로 수도권·규제지역을 겨냥해 설계된 것으로, 제주 지역에 특화된 규제 효과를 수치로 제시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오마이뉴스는 “고금리와 고분양가, 높은 매매가격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켰다”며 대출 부담 탓에 분양권을 손해 보고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짚었다.
⑥ 제주도의 대응과 남은 숙제
상황이 심각해지자 제주도도 대응에 나섰다. 2026년 6월 발표된 전국 최초 ‘제주 주택 상생프로젝트’는 준공 후 미분양 10호 이상 사업장 23곳 중 8곳을 선정해, 사업 주체의 할인분양·잔금유예·가전 제공 등 혜택과 제주도의 세제 지원(취득세 감면, 다주택자·법인 취득세율 4% 한시 인하(~2026년 12월), 1주택자가 준공후 미분양(85㎡·7억원 이하) 취득 시 1세대 1주택 간주 등)을 묶어 통합 홍보하고 있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항공좌석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민·관·학·항공업계 합동 전담팀이 가동 중이고,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한 렌터카 총량제도 2026년 9월 20일까지 연장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이런 대책이 곧바로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실제로 2025년 5월 한때 비거주자의 제주 주택 매입이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외지인들이 다시 제주 주택을 사들인다”는 반등 신호가 보도된 적이 있지만(같은 달 거래량 649건, 전월비 +19.1%), 이후 2026년 들어 발표된 자료들에서는 거래절벽과 미분양 최고치 경신이 다시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어 당시의 반등은 오래가지 못한 일시적 현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주 부동산 하락은 인구 유출에 따른 수요 기반 약화, 이주열풍기 공급과잉, 관광객 감소와 항공 접근성 악화, 외국인 자본 이탈, 개발규제를 둘러싼 혼선, 전국 공통의 금리·대출 규제, 건설경기 침체까지 여러 요인이 동시에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중 일부(외국인 자본 이탈, 규제의 제주 특화 효과)는 정량적 인과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정황적 근거에 가깝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미분양 해소 대책과 항공좌석 안정화 노력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낼지, 그리고 2026년 8월 이후 새로 발표될 통계에서 하락세가 진정될지는 앞으로 나올 자료를 계속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