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 주 제주는 조용할 틈이 없다. 오늘(9월 4일)은 제24호 태풍 ‘크로반’의 간접 영향으로 전역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제주항에서 크레인이 쓰러져 작업자 1명이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불과 사흘 전인 9월 1일에는 제주시 노형·연동 일대가 정전으로 출근길 신호등이 먹통이 됐고, 8월 중순에는 광복절 연휴 집중호우로 도로 침수와 통제가 이어졌다. 같은 시기 제주공항 인근에서는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커퓨타임(야간 운항 제한)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3주 사이 제주 곳곳에서 터져 나온 생활 민원과 재해성 이슈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① 제주항 크레인 전도 사고 – 태풍 크로반 강풍 여파 (9월 4일)
제24호 태풍 ‘크로반’은 오키나와 부근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크게 트는 경로를 그리면서 제주를 직접 관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태풍 자체가 비켜가더라도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9월 4일 제주 전역에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이 강풍 속에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 53분경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부두에서 바지선 바닥 철판 보수 작업이 진행되던 중 크레인이 쓰러지면서 작업자 2명이 깔리는 사고가 났다. 이 중 바지선 관련 작업자 1명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다른 1명도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경찰은 강풍으로 크레인이 넘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조사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 원인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특정 업체나 개인의 과실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같은 날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8시 40분경 제주시 일도2동에서 가로수가 넘어졌고, 오전 9시 38분경에는 이도2동에서 도로 중앙분리대가 쓰러지는 등 나무 쓰러짐 신고 5건을 포함해 총 6건의 시설물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의 영향으로 한라산 탐방로는 전면 통제됐고, 일부 여객선은 결항, 항공기도 지연 운항이 발생했다. 현재 제주 산지·중산간·동부 지역에는 강풍경보(순간풍속 초속 26m 이상, 산지는 30m 이상)가, 나머지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특보는 9월 8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시설물 관리와 보행자 안전에 유의하고, 해상 선박은 항해·조업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관련 원문 보도: 경향신문 · YTN · 제이누리 · idsn · 아시아경제

② 노형·연동·이호2동 정전 – 출근길 신호등까지 멈췄다 (9월 1일)
9월 1일 오전 8시 46분경 제주시 노형동, 연동, 이호2동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해 아파트 등 약 1,400~1,476호가 영향을 받았다. 한국전력 제주본부는 정전 원인을 ‘조류(새) 접촉으로 인한 전선 단선’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전의 여파가 전력 공급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라대학교 인근, 아연로, 백록초등학교 인근 등 24개 교통신호기가 오전 8시 51분부터 작동을 멈추면서 마침 출근시간대였던 도로가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신호기는 오전 9시 6분경 자동 복구됐다. 전력은 오전 9시 30분경 1,475호가 1차로 복구됐고, 완전 복구는 오후 1시 35분에야 이뤄져 일부 지역은 반나절 가까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소방당국에는 총 16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엘리베이터 갇힘 7건, 고압선 폭발 관련 5건, 단순 정전 4건 순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심 한복판에서 조류 접촉 하나로 신호체계와 승강기 운행까지 멈출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사례다. 재발 방지를 위한 설비 점검 계획이 뒤따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관련 원문 보도: 제주도민일보 – 정전으로 시민 불편 · 제주도민일보 – 복구 완료 종합

③ 광복절 연휴 집중호우 – 최고 270mm 폭우에 도로 통제 잇따라 (8월 15~16일)
광복절 연휴였던 8월 15~16일, 남부지방과 제주에 최고 27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크고 작은 피해도 남겼다.
제주에서는 산간도로인 516도로 숲터널 구간과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덮치면서 한때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귀포시 법환동에서는 도로가 침수돼 배수 작업이 진행됐고, 많은 비와 강풍이 겹치면서 해상·육상 교통 통제도 잇따랐다. 다만 제주 지역 자체의 침수 피해 신고 건수나 규모를 종합한 상세 집계 자료는 이번 확인 과정에서 찾지 못했다. (같은 시기 전남·광주 지역에서 집계된 호우 피해 신고 125건은 제주와는 별개의 통계이므로 혼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④ 제주공항 소음 민원 – “밤에는 잠 좀 자자” 커퓨타임 도입 요구 (8월 14일)
8월 14일 오후 6시, 제주국제공항 도착장 3번 게이트 앞에서는 공항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된 용담1·2동, 이호동, 도두동, 외도동, 애월읍, 노형동, 연동, 삼도2동 등 9개 읍·동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음 피해지역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여해 생존권과 수면권 보장을 촉구했다.
주민들의 핵심 요구는 심야 시간대 항공기 이·착륙을 제한하는 ‘커퓨타임’ 도입이다. 김포·김해공항 등에는 이미 야간 운항 제한 제도가 있지만 제주공항에는 없어, 심야 소음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생활불편이 심각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방음창 설치 속도에 대한 불만도 컸다. 현재 연간 설치 물량이 50호 수준에 그쳐 전체 대상 가구에 설치를 마치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며, 주민 측은 연간 물량을 500호 수준까지 대폭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방음창이 최초 1회만 지원되는 방식이어서 노후화돼도 재지원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주민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항공 좌석 확대, 대형기 운항·증편이 공항 인근 주민의 소음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실질적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주민 측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한편 문대림 국회의원(당시 제주도지사 경선 후보)은 이번 집단행동보다 앞선 지난 4월 10일, 방음·냉방시설 미설치 가구 9,500여 세대에 대한 2030년까지 100% 설치, 전기료 지원 기간 연장 등을 담은 ‘5대 과제’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는 8월 집단행동 이전 시점의 선거 공약이었고, 이번 집단행동에 대한 제주도정 차원의 공식 대응 발표는 이번 확인 과정에서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 원문 보도: 뉴시스 · 제주의소리 · 제이누리 · 헤드라인제주 – 5대 과제 공약

제주 민원, 앞으로 무엇을 지켜봐야 할까
이번에 정리한 네 가지 이슈는 모두 최근 3주 안팎에 벌어진 일이지만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태풍 크로반 강풍 속에서 벌어진 크레인 사고와 광복절 집중호우 피해는 자연재해와 맞물린 사고·재해 성격이 강하고, 노형·연동 정전은 전력 인프라 관리의 문제이며, 공항 소음 민원은 오래된 생활 민원이 집단행동으로 표출된 사례다. 그럼에도 공통점은 있다. 넷 다 제주도민의 일상 안전과 생활권에 직접 닿아 있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당장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제주항 크레인 사고의 정확한 경위는 해경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사안이므로 추가 발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둘째, 강풍특보가 9월 8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 시설물 피해나 사고 여부도 주의해야 한다. 셋째, 제주공항 소음 민원에 대해 국토교통부·한국공항공사·제주도정이 어떤 후속 대응을 내놓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정전의 재발 방지를 위한 한국전력 제주본부 차원의 설비 점검 계획도 추가로 나와야 할 부분이다. 제주 민원 이슈는 이처럼 진행형인 사안이 많은 만큼, 관련 소식이 업데이트되는 대로 다시 정리할 예정이다.
참고 출처
- 경향신문, YTN, 제이누리, idsn, 아시아경제, 위키트리 (태풍 크로반·제주항 크레인 사고 관련, 2026-09-04)
- 아시아경제 「강풍에 크레인 쓰러져…제주항 바지선서 작업자 2명 사상」(2026-09-04, https://view.asiae.co.kr/article/2026090418132573576) — 사망 사실을 확인한 출처
- 제주도민일보 (노형·연동·이호2동 정전 관련, 2026-09-01)
- 다음뉴스 종합, 경향신문 영문판 (광복절 집중호우 관련, 2026-08-16)
- 뉴시스, 제주의소리, 제이누리, 헤드라인제주 (제주공항 소음 민원 관련, 2026-08-14 / 2026-04-10)
